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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습의 명성


대한민국 헌정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탄핵을 우리 모두는 기억합니다. JTBC라는 한 언론사가 나라를 개혁하고 정권을 교체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없습니다. 이제는 한국 교회가 JTBC의 개혁의 대상이 되었나 봅니다. JTBC는 최근 불거진,

아니 오랫동안 쌓여왔던 적폐로 교회세습의 문제를 ‘정의’라는 이름으로 언론의 칼을 빼들어 한국 교회를 향해 겨누고 있고, 더욱 슬픈 것은 한국 교회가 거기에 편승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시점에서 그리스도인들은 세습에 대한 분명한 이해가 필요하고 무분별하게 세상의 목소리를 듣고 형제의 심장에 칼을 꽂는 일은 없어야 하겠습니다.

세습에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첫 번째로 아름다운 세습입니다. 필자의 본적은 경남 합천군 묘산면 산제리 입니다. 필자의 모친은 뒤늦게 예수 믿고 2년 전부터 그 작은 시골 동네 교회로 출석 하시며, 아들 목사를 위해 밤낮으로 기도하십니다. 현재 그 교회를 섬기시는 담임 목사님 또한 은퇴를 앞두고 있습니다. 만일 후임자가 오지 않는다면 그 작은 시골 교회는 문을 닫게 되고, 몇 안 되는 주님의 양들은 목자를 잃게 됩니다. 만일 미국에서 신학을 공부한 목사님의 아들이 그 교회에 후임자로 오게 된다면, 그 누구도 교회마당 앞에서 세습반대 플레카드를 들고 서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 아들은 소명을 세습했고, 목회를 세습했고, 고난을 세습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세습은 아름다운 “명성”을 얻게 됩니다.

반면 얼룩진 세습도 있습니다. 평생을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세우고 하나님 나라를 위해 헌신한 당대 목사님의 노고는 분명히 칭찬을 받아야 할 일입니다. 그러나 아들에게 교회 건물과 교인 교적부와 수백억대의 예산에 싸인 할 수 있는 당회장 자리의 세습은 세상으로 하여금 얼룩진 “명성”을 얻게 됩니다. 현재 한국 교회의 화두는 “세습”이 아니라, “명성” 즉 “Reputation”입니다. 세습은 경우에 따라 해야 될 때가 있고, 하지 말아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것을 결정하는 절대적 기준은 바로 교회가 세상에 어떠한 “명성”을 얻게 되는가 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길을 가시는데, 제자들 끼리 서로 누가 크냐는 문제로 다투는 소리를 듣게 됩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이 다툰 것에 대해 호통을 치지는 않습니다. 그 대신 너희의 다투는 모습을 보고 누구든지 실족하게 된다면, 그자는 목에 맷돌을 메달고 바다에 던지우는 것이 유익하다고 말씀하신 바가 있습니다. “누구든지 나를 믿는 이 소자 중 하나를 실족케 하면 차라리 연자맷돌을 그 목에 달리우고 바다에 던지움이 나으리라”(마가복음 9장 42절).

한국 교회는 세습이라는 문제 때문에 교회 끼리 서로 다투며 싸우고 있고, 심지어 법적 소송이 진행 중입니다. 보는 이로 하여금 실족케 합니다. 대통령을 탄핵시킨 언론까지 가세하여 교회의 얼룩진 “명성”을 세상에 폭로하고 있습니다. 만일 세상에 얼룩진 “명성”을 끼쳐 세상을 실족하게 한다면, 그 세습의 목에는 연자멧돌이 메어져야 합니다.

필자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하는 것은 세습하는 교회를 공격하는데 앞장서는 당사자들이 다름 아닌 교회들이며 신자들 이라는 사실 입니다. 물론 교회와 신자는 정의를 위해 목소리를 내야하고, 개혁을 위해 일해야 합니다. 그러나 피켓을 손에 든 그들에게 또한 묻고 싶습니다. “여러분의 교회가 하는 모든 일들은 세상을 실족케 하는 일이 단 하나도 없는가?” 예수님은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끌은 보면서, 너의 눈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냐?”고 말씀하십니다.(마태복음 7장 3절)

고지론과 기복적인 설교를 쏟아내며 하나님의 형상을 금송아지로 소개하는 얼룩진 “명성”은 괜찮고, 내가 전하는 복음만이 참된 복음이며 기성교회는 타락한 교회라고 편협한 신학으로 신자들을 혼란에 빠뜨리는 얼룩진 “명성”은 괜찮고, 교회를 세습하는 것만이 얼룩진 “명성”인지 깊은 자기성찰이 필요한 때입니다.

손해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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