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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현민

미국의 타임지가 선정한 2017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대 30명 안에 ‘한현민’이라는 낯선 대한민국 국적의 이름이 올려졌습니다. 그의 이름 앞에는 늘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릅니다. 그는 최초의 한국 흑인 혼혈 남성 모델이자 세계가 주목하는 남성 모델로 급성장 하고 있습니다. 나이지리아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아래서 3남 2녀중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17세라는 이른 나이에 어떻게 사회의 편견을 깨고 일류 패션 모델이 되었을까요?

한국에 다민족, 다문화 사회가 정착하게 된 것은 그리 오래전 일은 아닙니다. 텍사스 주의 7분의 1에 지나지 않는 작은 영토의 반도국가 한국은 여전히 지역주의와 이념분쟁으로 다양성을 좀처럼 인정하지 못하는 다소 폐쇄적인 사회 입니다.

단일민족국가인 한국에서 흑인혼혈로 살아 간다는 것은 결코 평범하고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현민군은 방송에서 어릴적 받은 차별과 가시같은 시선을 떠올리며 자신은 마치 “흰색 티셔츠에 묻은 김칫국물같은 존재”였다고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유난히 큰 키에 균형 있는 몸매를 가진 현민군은 우연히 모델일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유튜브 영상을 보며 독학으로 모델 워킹을 연습했다고 합니다. 모델이 되고 싶어 방법을 찾던 중 저렴한 비용에 모델로 데뷔 시켜 주겠다던 못된 어른들을 만나게 되고 대충 찍은 사진 한장 남기고 거액을 사기당하게 됩니다. 꿈이 자라기도 전에 짓밟혀 버린 배신감과 상처가 얼마나 깊었을까요…….

현민군은 자포자기 하듯 사기당한 그 사진을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에 올리게 되는데 뜻밖의 연락을 받게 됩니다. SF엔테테인먼트 윤범 대표가 우연히 그 사진을 보고 현민군에게 연락을 취합니다. 그동안 쌓인 상처와 배신감으로 쉽게 마음의 빗장을 풀지 못하던 현민군은 윤대표의 진정성에 마음을 열게 되고 정식으로 모델로 등단하게 됩니다.

모델 데뷔 2주만에 F/W 서울 폐션위크라는 큰 무대에 서게 되고 그 이후 세계가 주목하는 모델로 급성장하게 돼 영국 공영 방송인 BBC의 다큐멘터리 주인공으로 발탁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후 현민군은 한 디자이너 선생님의 전도를 받아 한 교회에 출석하며 하나님 자녀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필자는 현민군의 이야기를 접하면서 신실하신 하나님의 손길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만일 현민군에게 사기를 당해 찍은 그 한 장의 사진이 없었더라면 오늘날 세계 무대를 누비며 사회의 편견을 깨 부수는 현민군이 있을수 있었을까?

달라스 이민 사회에 사는 우리 한국인들은 현민군과 닮은 점이 많습니다. 때로는 ‘눈 찢어진 아시아인’이라고, 때로는 ‘영어 못한다’고 알게 모르게 무시당하는 일들이 많습니다. 관공서에 가면 앞에있는 백인에겐 한없이 다정한 그 직원은 왜 유독 나에게만 차갑게 대할까? 영어를 못해서 사기를 당하고 불합리한 대우를 받고 억울한 일이 있어도 하소연도 제대로 하지 못한채 가슴앓이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신실하신 하나님은 세상의 악을 사용하여 선을 이루십니다. 성경에 ‘요셉’이라는 사람이 등장합니다. 요셉은 형들의 시샘과 질투로 인해서 애굽의 노예로 팔려 갑니다. 노예로 사는 것도 모자라 강간범으로 누명을 쓰고 감옥살이를 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 감옥에서 바로왕의 꿈을 해몽하게 되고, 결국 애굽과 이스라엘을 구원하는 민족의 구원자로 쓰임받게 됩니다. 현민군에게 그 사진 한 장이 있었듯이, 우리들의 삶을 바꿀 그 무언가가 하나님의 손에 있습니다.

어린 현민군이 사기를 당하고 찍었던 그 사진 한 장이 자신의 삶을 바꾸리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사진 한 장으로 현민군의 삶을 바꾸셨고, 하나님의 자녀로 부르셨습니다. 하나님은 지금 우리들이 겪는 악을 선으로 바꾸시는 중입니다. 포기하기에는 너무 이른 아침 입니다.

손해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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