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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교회


필자는 매주 토요일에 UT Dallas에 전도를 나간다. 청년들을 만나면 대화중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주제는 바로 방탄소년단을 비롯한 한류열풍이다. 최근에 캠퍼스에서 만난 한 미국인 여학생은 방탄소년단 이라는 한글이 크게 새겨진 책가방을 메고 있을 정도였다. 방탄소년단은 한국 가요계의 성역이었던 빌보드 차트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고 UN 회의에 초청받아 세계의 젊은이들을 향해 연설을 하기도 했다.

한류 열풍이 어떻게 전 세계를 강타할 수 있었을까? 한국의 가수들이 해외에서 이렇게 크게 성공을 거둘 것을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다. 사실 한국 가수들이 해외로 진출 할 수밖에 없었던 숨겨진 사연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 또한 많지 않다. 한국은 저작권 보호가 미흡한 나라였다. 작곡가, 가수, 그리고 제작자가 창작의 탈장 끝에 내놓은 음반은 길거리 불법 복제 테이프와 시디로 날개 돋힌듯 팔려 나갔고 크게 성공한 소수의 제작자들을 제외한 많은 아티스트들은 자신들이 노력한 만큼의 금전적 보상을 받지 못했다. 결국 그들은 시장을 넓히기 위한 방법을 모색했고 해외 시장을 공략한 것이다. 그들은 어쩌면 살아남기 위해 해외로 나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들의 오랜 노력과 노하우가 차곡차곡 쌓여 결국 방탄소년단 이라는 핵폭탄이 뉴욕 맨해튼에 떨어진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한류열풍을 지켜보며 세계복음화와 이민교회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 이민교회는 정체기, 아니 쇠퇴기라고 볼 수 있다. 직접적인 원인은 이민자 숫자의 감소이다. ACS(American Community Survey)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1년부터 현재까지 미주에 거주하는 한인 인구의 숫자는 매년 평균 2만여 명이 줄어들고 있고, 이민자와 유학생의 숫자 또한 급감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더군다나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더욱 엄격해진 이민법으로 인해 영주권과 시민권 취득은 하늘의 별 따기다. 뿐만 아니라 중국과 인도 유학생들의 가파른 증가로 인해 한인 유학생들이 졸업 후에 취업비자를 취득 하는것은 더욱 어렵게 되었다. 이민 교회 이대로 괜찮은가? 미국 본토의 젊은이들이 남한인지 북한인지도 모르던 한국의 가요를 따라 부르고 한국 영화와 드라마에 열광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아티스트들의 열정과 제작자들의 생존 본능이 녹아있었다. 한인 이민 교회는 더 이상 이민자들을 기다리기만 하는 수동적인 자세를 취해서는 안된다. 이민자의 숫자는 확실히 줄어왔고 앞으로도 줄어들 것이다. 한국은 빠르게 인구가 고령화 되고 있고 양극화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한국에서 잘 사는 사람은 미국이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다는 뜻이다. 이민 교회는 위기다. 이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전략을 세워야 하고 준비를 해야 한다. 교회 성장학에서는 단일 민족 혹은 단일 언어권 교회가 더욱 부흥하고 성장할 수 있다고 말한다. 물론 맞는 말이지만, 문제는 단일 민족과 단일 언어권이 계속 줄어들고 있고 결국 소멸될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민 교회는 생존과 사명을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민교회는 선교지 한가운데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달라스는 한류에 열광하는 세계인들을 위한 사역을 준비해야 한다. 그들은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한다. 한국 음식을 좋아하고 한국인들에 대한 호감이 상당히 높다. 교회가 창의적인 사역을 준비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그들에게 다가가면 그들은 마음을 열게 될 것이다. 필자가 섬기는 교회만 하더라도 한인 2세가 아닌 다민족 영어권 성도들이 교회에 오고 있고 한국 문화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른다. 예수님은 교회에게 기다리라고 말씀하신 적이 없다. 우리가 기다릴 분은 오직 재림하실 예수님 뿐이다. 시대가 변화면 복음을 제외한 모든 것은 바뀌어야 한다. 예수님이 인간의 모습으로 우리들에게 오신 것처럼 말이다. 세상의 아티스트들도 일으킨 한류 바람, 교회라고 왜 일으키지 못하겠는가? 교회는 지금 일어나고 있는 한류를 하류(하늘의 바람)로 바꾸어 놓아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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