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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당 교회


저는 올해 7년째 이민 목회를 감당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좋은 교회를 만나, 좋은 분들과 아름다운 공동체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지난 주일은 제가 섬기는 교회가 설립된 지 7 주년이 되는 주일이었고, 지난 7년간 저의 목회 사역을 진지하게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이민교회를 사랑하는 목사로서 현재 이민 교회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 깊이 고민하고 성찰한 이후에 내린 결론은 이민 교회가 점점 유대인의 회당과 닮아져 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유대인들은 매주 금요일 저녁부터 토요일 저녁까지 24시간을 안식일로 엄격히 지킵니다. 금요일 오후 3시부터는 모든 공공기관이 일제히 문을 닫고 안식일을 준비합니다. 가정마다 음식은 안식일 전에 모두 만들어 놓고, 심지어 모든 가전제품도 안식일 만큼은 자동 모드로 맞추어 놓습니다.

안식일이 되면 유대인들은 회당에 모여 모세의 율법을 강론하고 배우고 연구합니다. 그들은 회당에서 모여 함께 기도하고 각자 준비한 음식을 나눈 뒤 교제하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그들은 다음 안식일에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모여서 모세의 율법을 강론하고 기도하고 음식을 나누고 집으로 돌아 갑니다. 그리고 그 다음 주도 똑같은 일을 반복합니다.

오늘날 달라스의 이민 교회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주일이 되면 성도들은 시간에 맞춰 교회에 나옵니다. 늦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하지만 간혹 늦을 때도 있습니다. 허겁지겁 찬양하고 설교 말씀을 듣습니다. 말씀을 듣고 기도가 끝나면 다 같이 식당에 모여 맛있는 음식을 나누고 소그룹으로 모여 한 주간 있었던 일들과 소소한 기도제목을들을 나누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다음주 주일이 오면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같은 사람들이 모입니다. 찬양과 말씀과 기도를 마치고 식사를 하고 교제를 하면 또 집으로 돌아 갑니다. 그리고 그 다음 주도 똑같은 일을 반복합니다.

그렇다면 왜 이민교회가 유대인의 회당과 닮아가고 있을까요? 그것은 바로 사명의식때문 입니다. 유대인들에게는 하나님의 택함을 받은 민족으로서의 우월의식, 선민의식, 그리고 안전의식이 있었습니다. 이방인들은 회당에 들어올수 없었고, 성전 출입도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사명은 회당의 문턱을 높이고, 문을 틀어 잠그고 회당을 잘 지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교회의 사명은 교회의 문턱을 낮추고 모든 문을 열어 재치고, 모든 민족과 족속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하늘로 승천 하시기 전에 이 땅의 모든 교회에게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을 사명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사명을 감당하는 자들에게만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마태복음 28장 20절). 교회가 회당과 다른 것은 ‘복음 전파’라는 사명이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몸 담은 이민 교회가 복음 전파의 사명을 감당하지 않을 때 나타나는 현상은 교회가 유대인의 회당과 같이 변질된다는 것입니다. 매 주 같은 시간에 말씀을 듣고 기도를 하고 음식을 나누지만, 회심하고 거듭나는 역사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가끔 새로운 사람이 교회에 오면 그 사람의 영혼에 대한 관심 보다 과거를 더 궁금해 합니다. 자기도 모르게 그릇된 주인 의식을 갖고 텃새를 부립니다. 사명을 지키기 위한 몸부림이 아니라 직분을 지키기 위해 몸부림을 칩니다. 예수님의 명령보다 전통을 중시합니다. 목회자들 또한 영혼구원보다 영혼관리에 관심을 두고 청중이 듣기 거북한 설교는 잘 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몸 담고 있는 교회가 회칠한 회당이 되지 않고, ‘교회다운 교회’가 되기 위해서 교회는 끊임없이 ‘복음 전파’의 사명을 감당 해야 합니다.

손해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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